평생학습사회 실현을 위한 성인교육 정책 방향: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배우는 사회로
디지털 전환과 인구 고령화, 직업 생애의 다변화는 학습을 특정 시기가 아닌 전 생애에 걸친 과정으로 만들고 있다. 본 글은 성인교육의 필요성과 현재의 한계를 짚고, 평생학습사회 실현을 위한 국가 정책 방향을 제안한다.
학습은 나이가 아니라 삶의 필요다
한 번의 교육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시대는 지났다. 기술 변화는 빠르고, 직업의 수명은 짧아졌으며, 은퇴 이후에도 인생은 길다. 이제 학습은 특정 연령층이나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지속해야 하는 삶의 필수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성인학습 실태는 여전히 **취약한 참여율, 낮은 접근성, 지역 및 계층 간 격차**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저학력자·농산어촌 거주자**는 평생학습 기회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평생학습사회’라는 말은 자주 등장하지만, **현실에서는 선택받은 일부만이 누릴 수 있는 제도적 특권**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평생학습사회는 **누구에게나 학습의 문이 열려 있고, 그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이 보장된 사회**다. 이제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 필요하다.
성인교육 참여의 현주소와 구조적 제약
성인학습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참여율과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원인에서 비롯된다. 첫째, **성인학습 참여의 지역 및 계층 격차**다. 대도시 중심의 평생학습관, 대학 연계 프로그램 등은 **농산어촌, 저소득층, 고령층에게 실질적인 기회가 되지 못하며**, 물리적 거리와 시간의 제약, 정보 부족이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둘째, **일과 학습의 병행 어려움**이다. 성인 학습자는 대부분 직장인, 자영업자, 주부 등의 역할을 병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정된 시간표의 수업 참여가 어렵고**, **야간·주말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콘텐츠의 질도 미흡**한 상황이다. 셋째, **학습 수요와 프로그램의 불일치**다. 성인 학습자들은 **직무 능력 향상, 자격 취득, 인문 소양, 취미 개발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나, 지역 학습기관의 프로그램은 **공급자 중심, 일회성 특강, 흥미 위주**로 편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넷째, **자격 인정 및 경력 전환 체계 부족**이다. 성인이 학습을 통해 새로운 자격을 취득하더라도, 그것이 **직무 전환이나 경력 인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이며, 이는 **학습 동기와 실효성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다섯째, **평생학습 인프라 및 전문 인력 부족**이다. 지역 평생교육기관의 **공간, 예산, 장비, 전문 강사 확보가 미흡**하며, 민간기관과의 협업도 제한적이다. 그 결과, **학습 환경의 질과 지속 가능성 모두 불안정**한 상태이다. 이러한 한계는 평생학습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공재가 아닌, 일부의 기회로 만드는 구조적 문제**이며, 이제는 이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사회로의 전환 전략
성인학습은 단지 교육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반 시스템**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국 단위 평생학습 인프라 구축 확대**다. **읍·면·동 단위 평생학습센터 설치 확대**, 이동형 학습버스, 스마트러닝 공간 조성 등을 통해 **지리적 불균형 해소**를 추진해야 하며, **지방정부 주도의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 기반 맞춤형 온라인 학습 플랫폼 운영**이다. 성인 학습자의 **직무, 연령, 관심사, 수준에 따라 개인화된 학습 경로를 제공**하는 AI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고, **스마트폰 중심의 접근성과 학습 지속성**을 고려한 UX 설계가 필요하다. 셋째, **일·학습 병행을 위한 제도적 유연성 확보**다. 유연한 수업 시간제, 주말·야간 강의 확대, 온라인 실시간·비실시간 병행 운영 등을 통해 **성인의 생활 리듬에 맞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의 학습시간 보장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 넷째, **학습 성과의 제도적 인정 체계 마련**이다. 마이크로디그리, 국가공인 모듈형 자격제, 학습 이력 포트폴리오 제도 등을 통해 **비정규 학습도 공인 자격이나 경력 전환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전문 인력 양성과 거버넌스 체계 정비**다. 평생교육사를 포함한 **전문 강사 양성·재교육 시스템**, 지역 대학·민간기관·지자체가 연계하는 **복합적 운영체계**, 그리고 **국가 평생교육 전략본부 설립**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학습은 기회의 시작이다. 그리고 기회는 삶의 질을 바꾼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시기에, 새로운 배움을 시작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진짜 평생학습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