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도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산업 기반 약화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몇몇 지역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자립형 발전 모델을 구축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소도시 특유의 유연한 행정 시스템과 지역 밀착형 정책이 큰 역할을 하였으며,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 자원에 기반한 차별화된 전략이 성공 요인이 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국내 지방 소도시 중에서도 성공적으로 활력을 되찾은 대표적인 사례들을 중심으로 그 전략과 시사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전북 완주군 – 로컬푸드와 공동체 기반 지역경제 모델
전북 완주군은 인구 약 9만 명의 농촌형 소도시로, 로컬푸드 시스템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를 되살린 대표 사례입니다. 2012년 ‘완주 로컬푸드 협동조합’을 출범시킨 이후, 지역 농민과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대형마트 못지않은 매출을 기록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농산물 판매에 그치지 않고, 생산·유통·소비를 아우르는 순환 구조로 지역 내 경제 선순환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완주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경제 특구'로 지정되어 다양한 마을기업과 사회적 협동조합이 탄생하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로 인해 청년과 경력단절 여성, 고령 인구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지역 공동체가 다시 활기를 찾았습니다. 특히 2021년부터는 ‘청년 귀농 창업학교’를 운영하여 도시 청년들의 유입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완주군은 공동체 문화 확산에도 앞장섰습니다. '완주 공유경제센터'에서는 공유부엌, 공구 대여, 주민제안 프로젝트 등 주민이 중심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의 자긍심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완주군은 농촌과 도시, 세대 간의 격차를 공동체 기반의 로컬 시스템으로 극복한 선도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강원도 정선군 – 문화자원 활용 관광 활성화
강원도 정선군은 인구 약 3만 명 규모의 산간지역으로, 폐광 이후 지역경제 침체가 극심했으나, 전통문화와 관광자원을 연계한 전략으로 지역 활성화에 성공한 대표적 소도시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공 사례는 ‘정선 5일장’과 ‘정선 아리랑’입니다. 정선 5일장은 지역 특산물과 민속문화를 융합한 관광 상품으로 발전하였으며, 정선 아리랑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특히 정선군은 폐광지역 개발지원 사업을 통해 ‘정선 레일바이크’, ‘하이원 리조트’, ‘아우라지 관광지’ 등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이 해설사, 체험 운영자, 숙박·음식업 종사자로 적극 참여하면서 지역에 실질적인 소득이 환류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관광과 주민 참여가 결합된 이 모델은 타 지역에도 전파되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정선군은 또한 문화예술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청년 예술인을 위한 창작공간을 제공하는 등 세대 간 문화 교류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정선 예술창작소는 지역 청년 예술가와 외부 인재의 협업 거점으로 활용되며, 문화와 경제를 연계한 지역 활성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영덕군 – 신재생에너지 기반 지속가능 도시 모델
경북 영덕군은 풍력 자원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중심 소도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덕은 동해안의 풍부한 바람 자원을 바탕으로 ‘영덕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였고, 이를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교육, 관광자원으로 확장해 성공적인 에너지 특화 도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영덕군은 단순한 전력 생산에서 나아가 ‘신재생에너지 홍보관’, ‘풍력 체험 관광’, ‘청소년 에너지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며 에너지와 교육, 관광을 통합한 복합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이로 인해 외부 관광객 유입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풍력발전소 운영 수익 일부를 지역 주민 복지에 환원하는 정책을 통해 지역 주민의 수용성과 참여도를 높였으며, 에너지 민주주의 구현의 좋은 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덕군의 전략은 기후변화 대응, 지역 특화 자원 활용, 주민 참여 등 균형 발전의 3박자를 충족시키며,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의 롤모델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결론
지방 소도시의 발전은 중앙정부의 지원만으로는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 주민 참여형 모델, 그리고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가 함께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립형 소도시가 탄생합니다. 완주, 정선, 영덕의 사례는 그 가능성을 잘 보여주며, 다른 지역에도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이제는 전국의 소도시가 자신만의 강점을 발굴하고, 지역 주도의 균형 발전 전략을 수립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