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가 복잡해지고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 본연의 가치와 감성을 교육하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알고,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이 아닌,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체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좋은 사람’을 키우는 것이 교육의 본질로 다시 조명되고 있다. 특히 공교육 현장에서 인성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으며, AI와 같은 신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오히려 인간다움의 가치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공교육 내 인성교육의 변화, AI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성의 요소들, 그리고 이 모든 변화 속에서 중심축이 되는 교사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본다.
1. 공교육 속 인성교육 변화
한국의 공교육은 오랜 시간 동안 지식 중심의 교육을 해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전인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인성교육은 정규 교육과정의 중요한 한 축으로 편입되었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며, 인성교육을 정규 교과 외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 활동에는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이 포함되며,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통해 학생이 타인을 이해하고 공동체에 기여하는 마음을 갖도록 돕는다.
또한 최근에는 교내 상담 프로그램, SEL(Social Emotional Learning, 사회정서학습) 모델 도입, 또래 멘토링 등이 활발히 운영되며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정서적 회복력을 기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공교육이 ‘지식의 전달자’에서 ‘인성 발달의 촉진자’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왕따, 학교폭력, 디지털 상의 괴롭힘 등 사회 문제의 해결 수단으로도 인성교육이 주목받고 있으며, 학생의 사회성, 공감 능력, 도덕적 판단을 키우기 위한 다각도의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공교육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사회를 이끌어갈 건강한 시민을 기르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다.
2. AI 시대에 필요한 인성교육
AI와 디지털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많은 직업과 일상 업무들이 자동화되고 있다. 이제 교육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정서적 지능’, 즉 인성과 공감, 창의성, 윤리적 판단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AI는 정보를 계산하고 추론할 수는 있지만, 감정을 이해하거나 도덕적 결정을 내리지는 못한다. 따라서 인간이 갖는 본질적 강점인 인성은 오히려 미래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역량이 된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는 인성교육의 패러다임이 ‘도덕 교육’에서 ‘실천 기반 교육’으로 옮겨가고 있다. 예를 들어 사이버 윤리, 디지털 시민의식,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에티켓, 미디어 리터러시 등은 모두 새로운 인성교육의 범주에 속한다. 학생들은 이제 가상공간에서도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며, 잘못된 정보에 속지 않는 판단력을 길러야 한다. 이러한 내용은 기존 교과서에 담기 어려운 부분으로, 체험형 프로젝트, 롤플레잉 활동, 토론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또한, 감정 조절과 스트레스 관리 능력은 AI 시대에 더욱 중요한 역량이 된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어날수록 인간관계가 단절되거나 오해가 발생하기 쉬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감성 소통 능력은 곧 인성의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일수록 인간다움이 경쟁력이며, 인성교육은 교육의 가장 본질적인 과제가 되어야 한다.
3. 교사 역할의 변화와 중요성
인성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의 역할이 핵심이다. 단순히 교과 내용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학생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진심으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사야말로 진정한 교육자이다. 특히 인성교육에서는 교사의 말보다 행동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은 교사의 말투, 태도,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 등을 관찰하며 배운다. 따라서 교사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인성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최근 교육청 및 정부는 교사의 인성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감정 코칭, 상담 기법, 위기관리 능력 등을 주요 교육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SEL(사회정서학습) 기법을 활용한 수업은 교사가 학생의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한 반응을 보이도록 훈련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다. 또한, 교사는 학생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도 맡아야 하며, 학생 스스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공감적 피드백, 열린 질문, 감정 반영 등의 기술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인성교육은 교사 개인의 사명감과 태도에서 비롯된다. 단순히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의 삶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따뜻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 진정한 인성교육이 가능해진다.
결론
인성교육은 지식보다 오래 가는 힘이며, 인간다운 사람을 만드는 교육의 중심이다. 공교육은 이제 지식 전달을 넘어서 삶의 가치를 전하는 공간이 되어야 하며, AI 시대에도 인간다움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교사는 그 변화의 중심에서 학생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존재로, 지속적인 전문성 향상과 진정성 있는 실천이 요구된다. 인성교육은 어느 한 사람이나 기관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공동의 과제다. 지금이야말로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 손을 잡고 다음 세대의 ‘사람다움’을 키워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