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가 심화되면서 인류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해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자연의 복원력과 다양성을 되살리는 생태계 중심의 지속보존 방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생물다양성의 보호, 효과적인 보호지역 관리, 실질적인 생태계 회복 전략은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이 글에서는 생태적 접근의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류의 생존을 위한 방향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생물다양성 보존의 중요성과 실천방법
생물다양성은 지구상의 모든 생물종과 그들이 이루는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생명의 그물망이라고 불릴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한 체계를 이룹니다. 생물다양성이 유지될 때 각 생물종은 서로를 돕고 견제하며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합니다. 인간 역시 이 생물다양성에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의약품의 약 70%가 생물 유래 물질에서 개발되며, 곡물의 수분과 해충 조절 역시 자연 생태계의 생물 활동에 크게 의존합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인간 활동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은 폭발적으로 커졌습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 생물종의 약 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곧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실천 방법은 다양한 차원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첫째, 서식지 파괴를 줄이는 정책 강화가 필요합니다. 도시 개발, 농지 확장, 광산 개발 등으로 생물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단절되면서 개체군의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을 우선 보전하고, 개발 시 생물다양성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둘째,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패턴 전환이 중요합니다. 무분별한 벌목과 남획, 화학물질 사용 등은 생물 다양성에 직접적인 위협을 줍니다. 유기농업, 친환경 수산업 등 생태 친화적인 생산 방식의 확산이 절실하며, 소비자들도 이를 지지하고 선택하는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셋째, 시민과 지역사회의 참여가 핵심입니다.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생태계 보호 활동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도시 공원에서 토종 식물을 심고 보호하는 활동, 지역 커뮤니티 주도의 생물 조사와 보전 프로그램 등이 좋은 사례입니다.
보호지역의 설정과 효율적 운영
보호지역은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핵심 지역을 지정해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연 상태를 유지하는 공간입니다. 이는 단순히 입구에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조사와 지속적인 관리가 수반되어야 하는 복합적 시스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6만 개의 보호지역이 존재하며, 이는 육지 면적의 약 17%, 해양의 약 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치만큼 실효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보호지역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생태학적 기준에 따른 지정입니다. 단순한 지리적 구분이 아닌, 멸종위기종의 서식지, 생태계 연결성, 생물다양성의 밀집 정도 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지정해야 합니다. 특히 종종 고립된 작은 면적보다는 생태 네트워크를 고려한 연결성 있는 큰 보호지역이 생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더 효과적입니다. 둘째,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공존 전략이 필요합니다. 보호지역이 주민의 생계와 충돌하면 불법 채취, 밀렵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생태관광, 생태농업, 자연자원 공동관리 등 주민 소득과 자연 보호가 동시에 가능한 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예컨대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지역 공동체의 고용과 이익 배분을 통해 생물보전과 경제적 발전을 동시에 이루고 있습니다. 셋째, 첨단 기술 기반의 모니터링 체계도 중요합니다. 드론, 위성영상, 센서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면 보호지역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밀렵이나 산불 같은 문제에 즉각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물종 개체 수나 이동 경로를 추적해 보다 정밀한 보전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한국 역시 설악산, 지리산, DMZ 생태지역 등 보호지역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시민 과학자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이 직접 생태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모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생태계 회복의 실제 전략과 국제 동향
보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미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고 회복시키는 적극적 전략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생태계 회복이란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을 넘어서, 생태계가 스스로 기능을 회복하고 다양성을 회복하도록 돕는 과정을 말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전략은 토종 종 복원입니다. 오랜 시간 그 지역에 적응해온 토종 식물과 동물은 지역 생태계의 핵심이며, 외래종에 의해 밀려난 경우 생태계가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래종 제거 후 토종을 다시 도입하고, 자연적으로 번식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기본적인 회복 전략입니다. 두 번째로는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이 있습니다. 이는 도시 홍수 대응을 위해 콘크리트 제방이 아니라 습지를 복원하는 식의 접근법으로, 생태계의 힘을 빌려 문제를 해결하고 생물다양성을 증가시키는 일석이조의 방법입니다. 도시에서는 빗물 정원을 조성하거나, 옥상 녹화를 통해 생물 서식지를 확장하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국제 사회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유엔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를 ‘생태계 복원의 10년’으로 지정하고, 전 세계적으로 3억 헥타르 이상의 땅을 복원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 캠페인은 각국 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 시민단체,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포괄적 운동이며, 기후변화 완화 및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 달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국은 몽골, 인도네시아 등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해외 산림 복원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하천 복원, 갯벌 복원, 생태숲 조성 등의 다양한 회복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특히 DMZ 생태계는 인간의 접근이 거의 없어 독특한 생물종의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전체 생태축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인류가 직면한 위기는 단순한 자연 훼손이 아니라 생존의 기반인 생태계의 붕괴입니다. 생물다양성의 손실, 보호지역의 관리 부재, 생태계의 회복 지연은 모두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는 단순한 보전을 넘어서, 생태계를 주체로 한 회복과 공존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생태 중심의 지속보존 전략은 미래세대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각 개인의 인식 변화와 정책적인 전환, 국제적 협력이 어우러질 때, 우리는 더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