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의 행정 간소화와 디지털 전환 전략: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학교 만들기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업 준비와 학생과의 관계 형성에서 나온다. 하지만 현장 교사는 과도한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교육 본질을 훼손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본 글은 학교 행정의 간소화와 디지털 전환을 통한 효율화 방안을 제안한다.
교육이냐 행정이냐, 교사의 딜레마
오늘날 학교 교사는 교육자가 아닌 행정가에 가깝다는 자조 섞인 말이 들려온다. 수업은 물론 생활지도, 상담, 학부모 대응, 학생부 기록, 성적처리, 각종 보고서 작성까지 **교사의 하루는 수업 외 업무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현실은 교사의 교육 열의를 꺾고, 전문성 개발의 시간을 빼앗으며, 결국 **학생의 학습권과 학교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 **서류 중심, 중복 입력, 수기 처리, 시스템 분산** 등의 비효율은 교육 디지털화 시대에 맞지 않는 구조이며, 교사의 피로와 소진을 가중시키는 주된 원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행정은 ‘하는 사람이 계속 하게 되는 관행’ 속에 정착**되어 있다. 이제는 교육행정의 디지털 전환이 선언이 아니라 **구조적 개혁의 영역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교사가 본래의 역할로 돌아가도록, 시스템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학교 행정의 과중 원인과 디지털화의 필요성
교육현장의 행정 과중은 단순히 업무량 증가 때문만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구조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 **중복되고 복잡한 행정 절차**다. 동일한 내용의 계획, 보고, 결과 자료가 **학교·교육청·교육부 각각의 양식으로 반복 제출**되며, **사업별로 서로 다른 포털, 메일, 출력 양식**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둘째, **단편적 디지털 시스템과 연계 부족**이다. NEIS, 업무포털, 나이스, 학교홈페이지, 설문 플랫폼 등 다양한 시스템이 **연동되지 않아 데이터를 반복 입력해야 하는 구조**이며, 이는 **기계화가 아닌 노동강도 증가**로 이어진다. 셋째, **수기 처리 및 수작업 업무의 잔존**이다. 공문 출력, 서명 수합, 인쇄물 분류, 수기 성적 입력 등 여전히 **디지털로 대체 가능한 업무가 수작업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업무 비효율성과 오류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 넷째, **업무 분장 불균형과 교사 책임 전가**다. 교무행정사, 행정실 인력의 부족 혹은 역할 한계로 인해 **비교육적 행정까지 교사가 수행**하게 되고, **업무가 특정 교사에게 집중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다섯째, **실적 중심의 행정 문화**다. 교육청 평가, 공모사업 선정, 실적 점검 등 **양적 성과를 중시하는 행정 문화**는 **학교가 자료 작성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하며**, 교육 활동보다는 행정 대응 중심 운영으로 왜곡되는 경향을 강화한다. 이러한 구조는 **교사의 행정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행정을 교사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유지되는 구조적 모순**을 낳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
행정 간소화와 디지털 전환, 실행 전략은 다음과 같다
교육현장의 행정을 줄이고,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행 전략이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통합형 업무 플랫폼 구축**이다. NEIS, 나이스, 업무포털 등 기존 시스템을 **통합형 플랫폼으로 일원화**하고, 로그인, 메뉴, 입력, 출력이 **한 곳에서 가능한 유기적 시스템**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둘째, **중복 업무 자동화 및 서류 간소화**다. 같은 내용의 계획·보고·평가 양식을 **자동 연동·기록되도록 구조화**하고, **AI 기반 보고서 추천 작성 시스템**, 자동 서명 수합 기능 등으로 **반복 업무를 최소화**해야 한다. 셋째, **교무행정사·보조 인력 확충 및 전문성 강화**다. **교사의 행정 업무를 실질적으로 분담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학교당 적정 인원 이상 배치**하고, **정기적인 직무 연수와 전문역량 향상 교육**을 통해 업무 분장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넷째, **모바일 기반 행정 시스템 구축**이다. 출장 중, 수업 외 시간 등 **교사가 접근 가능한 시간과 장소에서 간편히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고, **인터페이스 개선 및 사용성 중심의 UX 설계**를 병행해야 한다. 다섯째, **성과 중심 행정 문화의 혁신**이다. 실적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 **교육과정 실행과 수업 질 중심의 평가 기준으로 전환**하고, **학교 자체계획 수립을 우선 인정**하는 **자율운영 기반 정책체계**로 변화시켜야 한다. **교사가 서류에 묻히는 학교는, 결코 아이에게 집중할 수 없다.** **교육을 지키려면, 교사의 시간을 되돌려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디지털 전환이다.**